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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배달로 홀몸 어르신 안부 확인…“와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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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인권연합
2024-12-24 17:14 1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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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한 팩이 고마운 이유"… 홀몸 어르신들의 건강과 안부를 묻는 따뜻한 배달

성탄절을 하루 앞둔 24일 새벽, 서울 중구 황학동에 사는 정남순(87) 할머니는 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로부터 전달된 우유 두 팩을 손에 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우유 덕분에 배고플 때 요기하고, 건강도 챙길 수 있어요.”
정 할머니는 홀로 사는 저소득 어르신으로, 복지관 식사와 우유 배달이 끼니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날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도 직접 우유 배달에 참여해 정 할머니와 같은 황학동의 다세대주택 세 가구를 방문했다. 방문한 집들은 좁은 계단과 낡은 복도, 드러난 전선 등 주거 환경이 열악했다. 이는 홀로 사는 저소득층 어르신들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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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황학동의 한 주택에서 정남순씨가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과 이야기하고 있다. 정씨는 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로부터 우유를 배달받고 있다. 

 

영양과 안부를 전하는 우유 배달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은 매일유업과 2만5천여 명의 시민 후원으로 운영되며, 홀로 사는 저소득층 어르신들에게 이틀에 한 번씩 우유 두 팩을 배달한다. 이 사업은 2003년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서 100가구를 대상으로 시작해, 현재는 전국 5,750가구로 확대됐다. 배달원은 우유가 그대로 남아 있으면 지방자치단체에 이를 신고하며, 안부 확인과 건강 상태 점검 역할을 함께한다.

호용한 이사장(옥수중앙교회 목사)은 이 사업의 시작을 이렇게 설명했다.
“옥수동 달동네에서 많은 어르신이 골다공증으로 고생하셨습니다. 영양 섭취를 돕기 위해 우유 배달을 시작했죠.”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영양 섭취 부족 노인의 비율은 21.5%에 달하며, 소득 하위 20% 노인층은 33.6%로 더 높았다. 우유 배달은 부족한 칼슘 등 영양소를 보충하며 어르신들의 건강을 지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고독사 예방의 가교 역할

우유 배달은 단순한 영양 보충을 넘어, 고독사를 예방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호 이사장은 매년 평균 10명의 사망 사례를 조기에 발견한다고 밝혔다.
“배달된 우유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보고 신고해 어르신의 상태를 확인한 경우가 많습니다. 건강에 문제가 있어 병원으로 데려간 사례도 있습니다.”

올해만 해도 지난 8월 서울 관악구에서 우유가 이틀간 그대로 놓여 있던 것을 배달원이 발견해 81세 남성의 사망을 신고했다. 대전과 부산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배달원이 몸이 아파 움직이지 못하는 어르신을 병원으로 이송하는 등 긴급 상황에서 구세주 역할을 하기도 한다.

 

"찾아와 줘서 고맙습니다"

전명숙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장은 “우유 배달과 같은 민간 활동은 데이터로 확인되지 않는 고독사를 발견하거나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호 이사장은 어르신들에게서 받은 감사 편지를 떠올리며 말했다.
“어르신들 중 한 분은 ‘아무도 나를 찾아오지 않는 상황에서 배달원이 찾아와줘서 감사합니다. 내가 죽더라도 시신이 방치되지 않을 거라는 사실에 안도합니다’라고 쓰셨습니다.”

추운 겨울, 우유 두 팩과 함께 배달되는 따뜻한 관심은 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위로와 생명을 전하고 있다.

출처 : https://ww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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