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남성도 강력 통제… “수염 의무화” “타인 여성과 시선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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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남성까지 통제 강화…수염·복장 규제로 불만 고조
여성 인권 탄압으로 악명 높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이번에는 남성들의 외모와 생활까지 강하게 규제하기 시작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22일 보도했다. 탈레반은 남성에게 주먹 길이의 수염을 의무화하고, 비무슬림의 외모나 행동을 모방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청바지 착용이 금지되고, 서양식 헤어스타일도 허용되지 않는 등 새로운 제약이 가해지고 있다.
남성들 사이에서도 불만 증폭
탈레반이 8월 말 발표한 새로운 법률에 따르면 남성은 아내나 친척이 아닌 여성과의 시선 교류조차 금지되었다. 이로 인해 많은 남성이 기도용 양탄자를 들고 다니고, 청바지를 집에 두며 수염을 기르는 등 통제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부 남성들은 이러한 통제에 대해 반발하며, 여성 인권 탄압에 더 일찍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수도 카불에 거주하는 한 남성은 “남자들이 먼저 나섰다면 지금 상황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며 “이제는 의심받고 굴욕을 당하지 않기 위해 모두가 수염을 기르고 있다”고 말했다.
도덕 경찰의 통제 강화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탈레반 도덕 관리관들은 하얀 가운을 입고 카불 일대의 남성 가정을 찾아가 모스크에 나오지 않은 사람을 단속하고 있다. 공무원들은 수염이 충분히 길지 않으면 급여를 받지 못하거나 부서 출입이 제한될까 두려워하고, 일부 이발사들은 수염 다듬기를 거부하고 있다.
또한 택시 기사들은 여성 승객을 혼자 태우거나 차량 내에서 음악을 재생하는 것만으로 체포될 위험에 처했다. 한 남성 택시 기사는 여성 탑승 제한으로 인해 수입이 70% 감소했다고 호소했다. 새로운 법에 따르면 도덕 경찰은 최대 3일간 구금할 수 있으며, 위반이 심각할 경우 샤리아법 해석에 따라 재판에 넘겨질 수 있다.
탈레반 내부 갈등과 강경화
서방 관리들과 아프가니스탄 내 비판 세력은 이번 통제가 탈레반 내 보수 세력의 영향력이 확대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탈레반이 도시 지역에서 더욱 강경한 정책을 펼치면서 내부 균형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남성들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면서도 여성들은 훨씬 더 심각한 제약을 받고 있다. 여성들은 초등학교 6학년 이상 학교에 다닐 수 없고, 최근에는 대중 앞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금지되었다. 남성 외의 사람을 바라보는 행위, 공개적으로 꾸란을 낭송하는 행위도 제한되며, 얼굴 가리개 외에 얼굴 하반부까지 가리도록 의무화되었다.
남성 침묵에 여성들의 실망 커져
카불에 사는 한 24세 여성은 WP와의 인터뷰에서 **“남성들의 침묵이 탈레반의 규제를 강화할 용기를 주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제는 남성들조차 탈레반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지만, 너무 늦었다”고 토로했다. 많은 여성은 남성들이 반(反)탈레반 시위에 동참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 남성들은 보복을 두려워하며 침묵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탈레반의 강경 통제는 아프가니스탄 사회 전반에 걸쳐 불만과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으며, 과거 탈레반을 지지했던 일부 사람들마저도 이탈을 고려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출처] 기독교 일간지 신문 기독일보 https://www.christiandaily.co.kr/news/139065#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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