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속았수다' 관식처럼… 아파도 병원 안 가는 남자들, 조기 사망의 그림자 드리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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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비극, 현실로 이어질 수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평생 궂은 바닷일을 하며 관절염을 숙명처럼 여기던 관식(박보검/박해준 분)은 딸의 권유로 받은 건강검진에서 예상치 못한 혈액암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습니다. 이미 손쓸 수 없이 병이 진행된 후였고, 결국 그는 짧은 생을 마감하며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드라마 속 이야기는 결코 과장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실제 우리 사회에는 아픈 곳이 있어도 병원 방문을 미루거나 건강검진을 소홀히 하는 남성들이 적지 않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남성들이 여성보다 일찍 세상을 떠나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병원 가는 건 약해 보이는 거야"… 사회적 인식과 업무 부담이 발목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국민건강보험 서비스(NHS)가 최근 잉글랜드 주민들의 의료 서비스 이용 경험을 조사한 결과, 지난 한 달간 지역 주치의(GP) 진료를 받은 여성은 45.8%인 반면 남성은 33.5%에 그쳤습니다. 치과 등록이나 약국 이용률 역시 남성이 여성보다 낮은 경향을 보였으며, 40~74세 남성의 5년 주기 건강검진 참여율은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성들이 병원 방문을 꺼리는 주된 이유로는 사회적인 인식에 대한 부담감이 꼽혔습니다. 한 설문조사에서 남성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아픈 것도 견뎌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3분의 1은 "아프다고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나를 나약하게 볼까 봐 걱정된다"고 토로했습니다.
영국 요크 대학교 폴 갈다스 교수는 "남성들은 증상이 일상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때까지 병원 진료를 미루는 경향이 있다"며, "의료적 도움을 받는 것을 남성에게 요구되는 '독립심', '유능함', '강인함'과 상반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근무 시간과 병원 진료 시간의 불일치 또한 남성들의 병원 이용을 어렵게 만드는 현실적인 장벽입니다. 특히 건설 현장이나 공장 등에서 일하는 남성의 경우, 자유롭게 시간을 내어 병원을 방문하거나 예약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여성은 건강 관리에 적극적인 반면… 남성은 "이 정도쯤이야" 외면
반면 여성은 임신과 출산, 여성 암 검진 등 주기적인 의료 서비스 이용 기회를 통해 자연스럽게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한 관심을 높이게 됩니다. 또한, 여성들은 가족들의 건강을 챙기고 질병 예방을 위한 검진에 적극적인 반면, 남성들은 "이 정도 아픈 건 별거 아니야"라며 증상을 간과하고 병원 방문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남성 조기 사망의 주요 원인?… 사회적 인식 개선과 시스템 변화 절실
이러한 남녀 간의 건강 관리 인식 차이는 결국 평균 수명의 성별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심각한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 보건부 통계에 따르면, 잉글랜드에서 75세 이전에 사망하는 남성 인구는 여성보다 훨씬 많으며, 남성의 기대 수명은 여성보다 평균 4년이나 낮습니다.
이에 영국 보건 당국은 남성들의 건강 관리에 초점을 맞춘 상담 서비스 강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전문가들은 남성들이 건강 문제에 대해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커뮤니티 조성과, 남성들이 근무 시간 중에도 짬을 내 참여할 수 있는 운동 프로그램 및 건강검진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합니다.
결론적으로, 드라마 속 관식의 안타까운 죽음은 우리 사회 남성들의 건강 관리 소홀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합니다. 남성들이 사회적 인식의 부담감과 업무적인 제약 없이 적극적으로 건강 관리에 나설 수 있도록, 사회 전체의 인식 변화와 실질적인 시스템 개선 노력이 절실합니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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