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갱년기, 단순 노화 아냐!": 한국형 맞춤 진단·치료 가이드라인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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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치부하기 쉬웠던 남성 갱년기, 즉 남성 성선기능저하증에 대한 한국형 맞춤 진단 및 치료 가이드라인이 새롭게 발표되어 남성 건강 관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남성건강갱년기학회는 9일, 국제학술지 ‘세계남성건강저널’을 통해 2007년 이후 18년 만에 개정된 한국형 남성 성선기능저하증 표준 지침을 공개했다.
이번 지침 마련에는 대한남성과학회, 대한가정의학회, 대한내분비학회 등 관련 학회들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신뢰도를 높였다.
이번에 새롭게 제시된 가이드라인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 저하로 인해 발생하는 피로, 우울감, 근육량 감소 등의 증상을 보이는 남성 갱년기에 대한 보다 명확한 진단 기준과 치료 방향을 제시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기능성 남성 성선기능저하증’에 대한 명확한 정의다.
학회는 비만, 대사증후군, 만성질환과 같은 후천적인 요인으로 인해 남성 호르몬 수치가 감소하는 경우를 기능성 남성 성선기능저하증으로 분류하고, 적극적인 치료 대상으로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유전적 요인이나 종양, 고환 이상 등 구조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 남성 성선기능저하증이 주를 이루었으나, 현대 사회에서는 생활 습관 변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인해 기능성 환자 또한 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당뇨, 고지혈증, 비만은 물론 수면 부족, 심혈관계 질환, 과도한 음주와 흡연, 스트레스 등이 남성 호르몬 수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정윤석 교수는 “남성 호르몬 결핍은 남성 건강 전반에 걸쳐 중요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치료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혼선이 많았다”며 새로운 지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지침은 국제적인 치료 기준과 함께 한국인 대상 연구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제시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인 연구 결과만을 기준으로 할 경우, 국제 표준 지침에 비해 치료 대상이 지나치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결과다.
이에 따라 학회는 기존 국제 치료 기준과 동일하게 총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3.5ng/mL 미만이면서 성 기능 장애 등의 증상이 동반될 경우 치료 대상으로 권고했다.
더불어 한국인 대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좀 더 보수적인 기준인 총 테스토스테론 수치 2.6ng/mL 이하일 경우에도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국내 남성 하위 2.5%에 해당하는 수치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30세 이후부터 남성 호르몬이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하며, 남성 갱년기 증상은 여성 갱년기와 마찬가지로 점진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단순한 노화로 오인하기 쉽다.
주요 증상으로는 성욕 감퇴, 발기부전과 같은 성 기능 이상을 비롯해 우울증, 분노 등의 정신적인 변화, 근력 및 근육량 감소, 내장 지방 증가, 만성 피로, 불면증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 중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기준치 이하로 확인될 경우 호르몬 주입 치료를 고려할 수 있으며, 이는 성욕 및 성생활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한편, 2017년경 국제 의학계에서 테스토스테론 치료가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이후 진행된 대규모 연구들을 통해 심혈관계 합병증과 테스토스테론 치료 간의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대병원 비뇨의학과 박현준 교수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다고 해서 무조건 건강한 것은 아니며, 평생 적절한 수치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테스토스테론 수치에 대한 잘못된 오해를 바로잡았다.
이번 한국형 남성 갱년기 진단 및 치료 가이드라인 발표는 남성들이 남성 갱년기 증상을 단순한 노화로 간과하지 않고, 전문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맞춤형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중요한 지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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